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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비츠로 대표변호사 이찬승 변호사입니다.

 

 

예로부터 동업은 애초에 하지말라고 대부분 만류하죠. 하지만 동업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사업도 동업을 통해 실현할 수도 있고 동업자 서로 각자의 장점을 잘 살리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습니다. 동업에 대해 안 좋은 인식이 많은 이유는 아무래도 제대로 된 동업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아서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동상이몽이라고 처음 동업을 시작할 때는 대부분 서로 관계가 좋다보니 합심하여 사업을 시작하였다가 구체적인 사업운영방식에서부터 수익 분배라던가 사업비 지출에 대한 생각을 서로 달리하게 되면 동업자간에 서로 충돌하게 되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이미 여러 차례 동업관계에서만큼은 반드시 사전에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습니다.

 

 

오늘은 계약서의 중요성 보다는 동업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이들 간과하는 부분이 있어 당부를 드리고자 합니다. 가장 이견이 많을 수 밖에 없는 부분이 바로 돈 문제입니다. 실제 몇 가지 사례를 들어 보죠.

 

 

 

 

case 1.

 

A, B는 지역 마트 내 소규모 점포를 빌려 분식점을 함께 운영하기로 하고, 보증금 1억 원 중 5천만 원씩 각자 부담하고 일단 마트 측과 2년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마트에 손님이 별로 없었고 당연히 분식점 수익도 변변치 않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A, B2년의 계약기간이 끝나가면서 분식점을 정리하기로 하였는데, 재정상태가 악화된 마트 측에서는 보증금 1억 원을 반환해주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계약 종료 후 수개월이 지나서야 마트 측에서는 5천만 원이라도 겨우 반환하였는데 문제는 이를 A 계좌로 지급한 것입니다. 당초에 마트 측과의 임대차계약에서 대표로 A명의로만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자 A5천만 원은 자신의 몫에 우선 충당되고 B는 이후에 마트 측으로부터 나머지를 반환받으라고 하였습니다.

 

 

case 2.

 

A, B, C는 함께 부동산컨설팅 사업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각자 5천만 원씩 모아서 사무실도 얻고 직원도 채용하였습니다. 그런데 부동산컨설팅 사업을 하려니 무엇보다 마케팅이 중요할 수 밖에 없었고 전문 업체에 비용을 지불하고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해보기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수익이 발생하기는 어려웠고 사업자금은 금방 바닥이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그만둔다면 초기 투자금과 마케팅 비용만 날리게 되는데 B, C는 더 이상 감당할 재력이 없었습니다. A는 할 수 없이 혼자서라도 사업자금을 추가로 투입하게 되었는데 이를 회수하고자 이후 수익이 발생하는 대로 A 개인 계좌로 이체하였습니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할까요. 사실 동업관계에서 돈 문제가 생기는 순간부터 동업 마인드를 버렸기 때문 아닐까요. 첫 번째 사례에서 A는 자기가 부담한 보증금을 다 반환받지 못하게 될 것으로 보이자 B는 안중에도 없고 일단 본인 피해를 최대한 줄여야겠다 싶었겠죠. 두 번째 사례는 그래도 조금 이해할 여지도 있지만 마찬가지로 일단 본인의 추가 투입 자금 회수만을 최우선으로하고 이미 동업 마인드는 사라진 것이죠.

 

 

 

 

동업관계는 다 끝나고 정산이 완료될 때까지 사업에서 발생한 재산이라면 전부 동업자 모두의 것입니다. 이를 법적으로는 합유관계라고 합니다. 첫 번째 사례에서 A는 당연히 일부라도 반환된 보증금 중 절반은 B에게 줘야합니다. 두 번째 사례에서 A는 개인적으로 추가 자금을 투입했다 하더라도 사업수익금을 임의로 가져가서는 안됩니다. 이는 민사상 부당이득에 해당될 뿐만 아니라 형사상 업무상 횡령죄가 될 수 있습니다.

 

 

동업은 정말 콩 한쪽이라도 나눠먹을 각오로 해야합니다. 다 망해서 100만 원 남았더라도 50만 원씩 나눠야죠. 물론 적극재산(+재산)만 나누는게 아닙니다. 소극재산, 예컨대 채무만 남았다면 채무도 나눠야 합니다. 그런데 채무를 나누는데는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희한하죠. 채무는 반드시 똑같이 나눠야 한다고 다들 생각하면서 적극재산은 몰랐다고 하시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정말 몰랐을까요? 처음 가졌던 동업 마인드는 온데간데없이 이기적인 마음만 남은게 원인 아닐까요. 동업이 어려운건 진심어린 동업 마인드를 계속 유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