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신문, 변호사의 역할이 가장 빛나는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비츠로 이찬승 대표변호사입니다.

 

 

전에 있었던 재판에서 증인신문을 했습니다. 증인은 2명이었고 원고 쪽에서 신청한 증인, 피고 쪽에서 신청한 증인 각 1명씩이었습니다. 저는 피고 측 대리인인데 원래 증인을 신청할 생각이 없었습니다만 원고 쪽에서 증인을 신청하겠다고 하길래 우리도 이에 대응할 증인이 필요하다고 여겨져 함께 증인 신문을 하겠다고 재판장님께 요청드렸습니다. 모든 재판에서 항상 증인이 필요한건 아닙니다. 하지만 일단 증인을 불러야 할 사건이라면, 그런데 변호사 도움없이 혼자 소송을 하고 있다면, 증인신문 전에라도 반드시 변호사를 선임하셔야 합니다. 사실 소송에서 변호사의 역할이 가장 빛을 발하는 때는 아무래도 증인 신문할 때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꼭꼭 숨겨둔 저만의 증인신문 노하우, 전략을 공개해보겠습니다.

 

 

 

 

저는 증인신문을 하기에 앞서 재판장님께 녹음을 요청드립니다. 사실 대부분의 경우 법원에서 증인신문과정을 녹음합니다. 그걸 잘 알고 있으면서도 재판장님께서 먼저 녹음하겠다라는 언급이 없으면 재확인 차원에서라도 꼭 녹음을 요청합니다. 증인신문 과정은 녹음과 별도로 법원 속기사님께서 증인신문의 내용을 전부 기록합니다. 법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변론의 전부 또는 일부를 녹음할 수는 있으나 녹음을 반드시 해야하는 것은 아니므로 속기사님이 기록만 하고 녹음은 안 할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당사자인 원고나 피고가 녹음을 신청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녹음을 명하여야 합니다(민사소송법 제159조). 제가 민사소송법에 의거 재판장님께 녹음을 요청드리는 이유는 재확인 차원도 있지만, 사실 우리쪽 당사자에게 적대적인 증인이라면 심리적 압박을 주기 위한 의도도 있습니다. 적대적 증인에게 녹음한다는 사실을 주지시킴으로서 쉽게 거짓 증언을 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한편 증인을 신문할 때도 적대적 증인인지 우호적 증인인지에 따라 다르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쪽 증인이라면 되도록 서술식으로 진술할 수 있도록 합니다. 예, 아니오로만 단답 증언을 하는 것은 증언의 신빙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쪽에 유리한 증언을 할 수 있는 증인이라면 증인이 내키는대로 최대한 서술식으로 증언할 수 있도록 하는게 좋습니다. 다만 간혹 예상치 못하게 서술식 증언을 하다가 불필요하거나 심지어 불리한 내용까지 진술하게 될 수도 있으니 이는 사전에 충분히 대비해둬야 할 것입니다.

 

 

 

 

반대로 상대방 쪽, 즉 우리에게 적대적 증인이라면 예, 아니오 식의 짧은 답변을 듣는게 더 나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원하지 않는 답변, 즉 거짓이라 생각되는 답변이더라도 추궁하거나 다른 답변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간혹 증인이 원하는 답변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추궁하거나 계속 되물으면서 강요하는 변호사님들도 있습니다만 제가 볼 때 그런다고 해서 결코 원하는 대답을 들을 수도 없거니와 오히려 그럴수록 적대적 증인이 변호사의 질문 의도를 간파하게 될 뿐입니다.

 

 

증인신문 과정은 주신문, 반대신문, 재주신문, 재반대신문 식으로 이루어집니다. 해당 증인을 신청한 측에서 먼저 물어보고(주신문), 그 다음 상대방 변호사가 반대신문을 하는 것이지요. 주신문사항은 증인신문이 있기 최소 1주일 전에는 미리 법원에 제출하여야 합니다. 반대신문은 주신문 사항과 관련된 범위 내에서 해야하므로 주신문 사항을 미리 알아야 반대신문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반대신문 사항은 법원에 미리 제출할 필요가 없고 증인신문 당일 준비해가면 족합니다. 미리 제출하는건 정말 바보같은 짓이죠.

 

 

증인신문은 증인의 나이, 성향 등에 따라 많은 변수가 발생합니다. 심지어 우리 쪽 증인인데 예상밖에 불리한 증언을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고, 증인이 너무 긴장해서 반드시 증언해야 할 내용을 말하지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변호사는 그러한 변수에 재빠르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야말로 임기응변이 필요한 것이죠. 미리 준비해간 반대신문 사항이나 주신문 사항에 없는 질문이더라도 경우에 따라 재판부에 양해를 구하고 추가로 질문하여 최대한 얻어 낼 수 있는 증언이 나오도록 해야합니다. 적대적 증인이 거짓말을 늘어놓는다면 침착하게 몇 가지 추가 질문을 통해 모순되는 증언이 나오도록 해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증인신문은 변호사의 역할이 가장 빛을 발하는 절차입니다. 증인신문, 법무법인 비츠로는 빛을 발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