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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비츠로 대표변호사 이찬승입니다.

 

 

 

수 많은 사건 사고로 상담을 원하시는 다양한 의뢰인분들을 마주 하다보면 가장 안타까운 경우가 언제일까요? 형사 범죄로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은 사건, 금전적으로 큰 손실을 보게 된 민사사건, 부당하거나 과도한 처분으로 억울함을 느끼는 행정사건 등 따지자면 셀 수 없이 많습니다만, 개인적으로 가장 안타까운 사건은 돈이 없어서 변호사의 조력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아닐까 싶습니다.

 

 

 

 

절대적으로 변호사 수임료를 마련하기 어려운 분들도 적지 않지만 그보다는 변호사를 선임하기에는 소송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이 수임료에 비해 너무 적어, 쉽게 말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하지만 변호사 일을 하다보면 꼭 금액(소가)의 많고 적음에 따라 소송의 필요성에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닙니다. 소가가 적은 소송이 꼭 쉬운 것만도 결코 아니구요.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재판을 할 수 밖에 없는 당사자에게 있어서는 그 어떤 사건보다도 자신의 사건이 가장 중요한게 당연합니다.

 

 

 


민사 사건에 있어서는 소송구조제도라는게 있습니다. 법원은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직권으로 소송구조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원이 직권으로 소송구조를 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소송구조제도를 활용하고자 한다면 당사자가 직접 법원에 소송구조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소송구조를 받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해야 합니다. 그래서 본인과 가족의 자금능력을 기재한 서면을 첨부하여야 합니다. 그 외 변호사의 조력이 필요한 사유, 변호사 수임료를 부담하기 어려운 이유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도 중요합니다. 소송구조의 대상이 되는 소송비용에는 변호사 수임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인지대, 송달료, 감정료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인지대, 송달료만을 면제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어떠한 소송비용에 관해서 부담하기 어려운 사정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밝혀야 법원에서도 받아줄 것입니다.

 

 



제가 실제로 진행했던 사건 중 처음에 전화로 상담을 하게 되었는데, 의뢰인께서 제주도에 살고 계셨는데 서울동부지방법원이 관할인 소송을 당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사건 자체는 소액 사건이긴 하였지만 의뢰인이 재판에 직접 참석하는 것 조차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였습니다. 의뢰인은 제주도에서 생계를 위해 일용직 노동을 하고 있었기에 생계를 제쳐두고 재판을 위해 하루 상경하는 것 조차 큰 부담이었습니다. 게다가 서울까지 오고가는 교통비만 해도 부담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의뢰인의 고충을 재판부에 피력하여 소송구조신청서를 작성해드리고 의뢰인께서는 이를 법원에 제출하여 소송구조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소송구조를 받은 다음에는 법무법인 비츠로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하여 사건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소송구조제도에 관해서 좀더 상대적으로,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한 경우’로 한정하기 보다는, 소가 대비 변호사 수임료가 일정 비율을 넘는 경우(예컨대 30%), 변호사 수임료가 월 평균 수입 대비 일정 비율에 이르는 경우(예컨대 80%), 이런 식으로 요건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애초 비용의 부담, 경제적 부담이라는 것이 상대적일 수밖에 없는데 소송구조제도가 필요한 경우를 일률적으로 정하면 오히려 진정으로 소송구조가 필요한 경우 제도가 힘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어쨌건 소송구조제도 관련 현행 법제하에서는 최대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소송구조의 필요성을 법원에 피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