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소송, 변호사에게 맡겨야 하는 솔직한 이유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비츠로 대표변호사 이찬승 변호사입니다.

 

 

지난번 ‘내용증명서 작성을 변호사에게 맡겨야 하는 경우’에 이어서, 오늘은 가장 중요하다고 할만한 ‘민사소송’에서 변호사에게 맡겨야 하는 사건은 어떤 것인지 솔직하고 최대한 쉽게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일단 민사소송이 시작되면 원칙적으로 변호사가 아니면 당사자를 대신해서 재판에 출석할 수 없습니다. 종종 법무사나 유사 법조 직역에서 서면을 대신 작성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작성한 서면을 소송에 제출하더라도 변호사가 아니면 재판에는 출석할 수가 없습니다.

 

 

민사소송

 

그런 점에서 민사소송을 변호사에게 맡겨야 하는 경우는, 첫 번째로 재판 절차에서 추가로 신청해야 할 증거가 있고 그렇지 않을 경우 불리할 수 있는 사건입니다. 본인이 혼자 재판에 출석해서 판사님의 질문에 답하면 되는 정도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증거를 신청해야 한다면 여기서부터 난관이 시작됩니다. 판사님은 먼저 증거신청을 권하지 않습니다. 민사소송법상 결코 그래서도 안됩니다.

 

 

1. 재판 과정에서 신청해야 할 증거가 있는 경우

 

많은 분들께서 재판에서의 증거라 하면 증인을 떠올립니다. 이미 의뢰인이 확보하고 있는 증거 외에 재판 과정에서 입증할 방법이 있는지 물어보면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증인이 있다.’라는 얘기를 가장 먼저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판사님은 증인부터 부르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람의 ‘말’이라는게 그 자체로 주관적일 수밖에 없고 증인이 원고나 피고 어느 쪽에 편파적일지 모르기에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판사님이 객관적인 증거를 가장 우선시하는건 당연합니다. 그래서 ‘문서’로 된 증거를 더 선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위조나 변조가 되지 않았다면 말이죠.)

 

 

 

 

이미 의뢰인이 확보하고 있는 증거말고도 재판 과정에서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문서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금융거래내역입니다. 재판의 상대방인 원고나 피고의 금융거래내역을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신청’이라는 증거신청 방법을 통해 확보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공공기관에 ‘사실조회신청’을 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의 전입기록이라던가 사업자등록 사실, 공공기관 서류 접수에 첨부한 자료 등 왠만한 것들을 다 받아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문서가 나에게 유리한데 제출하지 않고 있다면 ‘문서제출명령신청’을 할 수도 있습니다. 또 관련된 다른 사건에서 나에게 유리한 판결이 있었다면 ‘소송기록인증등본촉탁신청’이라는 걸 할 수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문서송부촉탁신청’, ‘과세정보제출명령신청’, ‘구석명신청’, ‘감정신청’, ‘현장검증신청’ 등 굉장히 다양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증거 신청은 그 취지와 얻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를 최대한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을 신청하려면 해당 은행, 계좌, 거래기간 등을 정확하게 특정해야하고 그 중 불분명한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을 정확하게 알기 위한 단계부터 증거신청을 해야합니다. 사실조회신청도 어떠한 사실을 물어볼 것인지 최대한 경우의 수를 나눠서 단계별로 구체적으로 물어보아야 합니다. 보통 사실조회기관인 공공기관은 그다지 친절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증거신청은 소송에서 어떤 내용을 주장하느냐 그 이상으로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재판 과정에서 증거신청을 통해 어떤 서류나 회신을 받아보아야 한다면 반드시 변호사에게 맡기시길 권합니다.

 

 

2. 증인신문을 해야하는 경우

 

재판에서 증인을 부르길 원한다면 거두절미하고 변호사에게 맡기시기 바랍니다. 물어보아야 하는 질문의 내용에서부터 제약도 많고 자칫 불필요한 질문을 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입니다.

 

 

한편 나는 재판에서 증인을 신청하지 않았더라도 상대방이 증인을 신청해서 신문기일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신청한 증인이라면 상대방이 먼저 증인에게 질문한 뒤 증인이 그 답변을 진술합니다. 이를 주신문이라 합니다. 그 다음 반대편인 내가 증인에게 되묻는 기회가 주어지는데 이를 반대신문이라 합니다. 그런데 증인신문은 열에 아홉은 주신문보다 반대신문이 중요합니다. 판사님도 주신문보다 반대신문에 더 귀를 기울입니다. 그도 당연한 것이 상대방이 부른 증인이 상대방의 질문에 답하는 주신문은 사실 애초에 상대방이 그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증인신청을 한 것이기 때문에 답변도 뻔합니다. 오히려 여기에 빈틈을 찾아 날카롭게 반대신문을 함으로서 증인으로부터 허점, 나한테 유리한 진술을 얻어내는게 훨씬 중요합니다. 증인으로부터 나한테 유리한 진술을 못 얻는다면 적어도 상대방에게 유리하게 진술한 증인을 믿기 어렵게라도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사실 재판에서 변호사의 역할이 가장 빛을 발하는 때는 증인신문일 수 밖에 없습니다. 판사님이 생각하는 쟁점을 알고 있어야 하고, 사건을 꿰뚫고 있으면서 증인이 예상치 못한 질문을 하는 순발력이 필요합니다. 결론은 내가 부른 증인이건, 상대방이 부른 증인이건 간에 증인신문이 예정되어 있다면 그 때부터라도 변호사를 선임하시기 바랍니다. 대안이 없습니다.

 

 

 

3. 법률요건이 까다롭거나 증명 자체가 어려운 사건

 

앞서서는 재판 절차에서 추가로 신청하거나 적극적으로 스스로 진행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변호사에게 맡겨야 하는 경우였다면, 그 다음은 사건의 내용 자체가 법률전문가가 아니면 감당하기 어렵고 주의를 필요로 하는 경우입니다. 소송에서 이기려면 충족되어야 하는 법률상의 ‘요건’이 빠짐없이 인정되야 합니다. ‘요건’ 자체가 까다롭다면 단 돈 1,000원을 인정받기도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요건’이 까다롭지 않더라도 ‘증명’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먼저 ‘요건’ 자체가 까다로운 사건의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사해행위취소소송’입니다. 채권자취소소송이라고도 하구요. 법에서 정한 요건 자체는 어찌보면 ‘사해행위’에 해당하느냐 이 한 가지가 가장 중요한 요건인데, 문제는 어떠한 사안이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법에서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지 않다 보니 수많은 대법원 판례를 통해 요건이 정립되어 있습니다. 사해행위취소 관련 무수한 대법원 판례와 그에 따른 법리를 아는 변호사가 아니라면 사실상 이 소송은 일반인이 혼자 진행하기에는 무리입니다. 그 외에도 채권양도를 이유로 청구하는 양수금의 경우 채권양도의 법적 효과가 발생하기 위한 요건 자체가 까다롭습니다. 대위변제로 취득하게 되는 구상금의 경우도 또한 적법한 대위변제 사실부터 넘어야 할 까다로운 법률요건입니다. 끝으로 흔히들 쉽게 생각하는 손해배상청구는 요건 자체는 쉬워보이나 ‘증명’자체가 어려운 대표적인 사건입니다. 특히 손해배상 ‘금액’의 증명이 쉽지 않습니다. 여기에는 일반인들의 상식과 법적으로 인정되는 손해배상액의 범위에 괴리가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많은 의뢰인분들이 손해배상액으로 인정되기 어려운 부분은 잔뜩 주장하면서 충분히 손해배상액으로 인정될 부분은 제외하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최대한 쉽게 단순하게 정리해봤는데도 많이 길어졌네요. 의뢰인 입장에서 민사소송, 재판을 변호사에게 맡겨야 할 사건인지 아닌지 구별하기 쉽지 않습니다. 사실 가장 좋은 방법은 오로지 의뢰인의 입장에서, 의뢰인의 이익만을 위해 진심으로 상담해 줄 수 있는 비츠로를 찾으셔서 그저 물어보시는 겁니다. 비츠로는 항상 제일 먼저 변호사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한 사건인지를 따져보고 솔직하게 말씀드립니다. 소송으로 인해 많은 걱정과 고민에 빠져있는 의뢰인분들에게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