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30분 전, 환자에게 위험성 설명하고 수술? 의사의 설명의무위반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비츠로 이찬승 대표변호사입니다.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보면 간혹 의사들의 설명이 불충분한 경우를 겪습니다. 가벼운 질병이면야 그냥 넘어간다지만, 중대한 수술을 앞두고 수술이 걱정되는 환자나 그 가족들에게도 병원에서는 충분하고 만족할만한 설명을 해주는 경우가 오히려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언제나 정신없이 바쁜 대학병원 같은 곳에서 특히 더욱 그렇습니다.

 

 

저 또한 몇 년전 가족이 큰 수술을 앞두고 비슷한 일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수술을 하지 않으면 향후 생명이 위독해질 수 있었는데, 수술을 하게 될 경우 당장 돌이킬 수 없이 일상생활에서의 기능을 잃게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대로 두면 언젠가는 생명이 위독해질 수 있기 때문에 언젠가 수술을 하긴 해야 하지만 당연히 가족들은 충분히 고민해보고 수술 시기를 결정하길 원했습니다. 하지만 담당 주치의는 수술을 해야한다는 설명 외에는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장애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저나 다른 가족들이 물어보면 귀찮다는 듯이 겨우 대답해주는 수준이었습니다. 저희 가족은 결국 환자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서 알아보고 충분히 고민한 후 수술 결정을 내리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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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 대법원에서는, “환자 스스로 의료행위의 필요성과 위험성 등을 숙고하고 필요하다면 가족 등 주변 사람과 상의하고 결정할 시간적 여유가 환자에게 주여져야 하기 때문에 의사의 설명의무는 의료행위가 행해질 때까지 적절한 시간적 여유를 두고 이행되야 한다.”라는 판결을 하였습니다. 만약 의사가 환자에게 의사결정함에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고 수술에 관해 설명한 다음 곧 바로 수술을 했다면 이는 환자가 의료행위에 응할 것인지 선택할 기회를 침해한 것으로서 의사의 설명의무를 위반한 것입니다.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의사만이 할 수 있는 것이고, 일반인인 환자 입장에서는 그 필요성과 위험성을 제대로 알기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의사로서 부담하는 설명의무의 정도 또한 적어도 일반인인 환자들 수준에서 의사결정을 하는데 필요한 정도는 되어야 하는 것이죠.

 

 

지금까지는 의사의 주의의무 또는 설명의무의 위반 등 의사나 병원의 과실이 인정되기가 다소 어려운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우리 사회도 더 좋은 방향으로 변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가, 그리고 사법부의 판단이 ‘일반인’의 관점과 상식에서도 통용되어야 비로소 합리적인 사회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